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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알바’·‘재혼황후’…청년의 생존과 황후의 재혼이 붙잡은 OTT 시청자

김무진 기자 |
‘꿀알바’·‘재혼황후’…청년의 생존과 황후의 재혼이 붙잡은 OTT 시청자
[출처: 사진설명=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의 보도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생계형 호러·디즈니+ 황실 로맨스…낯선 세계에 담은 익숙한 갈등

스타 캐스팅에 이야기의 경쟁력 더해야…시청자 관심을 지속 가능한 제작 기반으로 연결할 때

한쪽에서는 빚에 쫓기는 청년이 살아서 퇴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다른 쪽에서는 배신당한 황후가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수상한 아르바이트 현장과 화려한 궁전. 넷플릭스 ‘꿀알바’와 디즈니+ ‘재혼황후’가 서로 다른 세계를 무대로 생계와 관계의 갈등을 풀어낸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낯선 설정 안에 익숙한 감정을 배치했다는 점이다. ‘꿀알바’는 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청년의 절박함을, ‘재혼황후’는 배신당한 인물이 자신의 다음 삶을 결정하는 선택을 전면에 내세운다. 호러와 황실 판타지라는 장르는 다르지만 인물을 움직이는 것은 현실에서도 낯설지 않은 욕망과 갈등이다.

이용자 평가에서는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응, 이야기의 전개와 세계관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두 작품을 살펴볼 지점도 여기에 있다. 스타의 이름과 독특한 설정으로 끈 관심을 작품 전체의 만족도로 이어갈 수 있느냐다.

‘꿀알바’, 고액 일자리의 유혹을 생존 공포로 바꾸다

‘꿀알바’는 제목이 주는 기대를 공포로 뒤집는다. 이재욱이 연기하는 청년 혁준은 빚에 쫓기다 수상한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을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시급은 50배부터 시작하지만 그 대가로 악몽 같은 노동 현장에 투입된다.

이희준은 거미인력의 사장, 고민시는 노동재해 보호원의 사고조사관 연주, 김민하는 혁준의 여동생 지윤을 맡았다. 넷플릭스에 8화 전편이 공개돼 있다.

이야기의 긴장은 기괴한 존재와 위험한 현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돈이 급한 인물에게는 위험을 피하는 선택에도 대가가 따른다. 일터를 벗어나면 당장의 위협에서는 멀어질 수 있지만 빚과 생활의 문제는 남는다. 작품은 고액 보수의 유혹과 생존의 위협을 맞붙이며 ‘계속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8일 확인 기준 OTT 통합검색·콘텐츠 평가 플랫폼 키노라이츠 작품 페이지에 표시된 ‘꿀알바’의 별점은 5점 만점에 2.9점이다. 이용자 리뷰에는 초반의 흡입력을 인정하면서도 후반 전개에 아쉬움을 나타낸 의견이 있다. 개별 이용자의 감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매회 시선을 끄는 설정과 전체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완성도를 구분해 보게 하는 반응이다.

생계의 절박함을 공포로 바꾼 출발점은 분명하다. 관건은 반복되는 위험 속에서 인물의 선택과 변화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쌓이느냐다. 일터마다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는 재미와 마지막 회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힘은 별개의 과제다.

‘재혼황후’, 이혼을 받아들이고 다음 삶을 선택하다

‘재혼황후’는 동대제국의 황후 나비에가 남편인 황제 소비에슈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자, 이혼에 동의하면서 서왕국 왕자 하인리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는 이야기다. 신민아가 나비에, 주지훈이 소비에슈, 이종석이 하인리, 이세영이 라스타를 연기한다.

서양풍 황실을 배경으로 하지만 갈등의 구조는 낯설지 않다. 남편의 변심과 새로운 인물의 등장, 배신당한 주인공의 대응이라는 익숙한 관계극을 로맨스 판타지로 옮겼다. 나비에가 일방적으로 버림받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다음 삶을 결정한다는 점이 중심에 놓인다.

황실이라는 공간은 일상과 멀어도 관계 속에서 존중받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마음은 가깝다. 화려한 의상과 궁전이 시각적 볼거리라면 이혼과 재혼을 둘러싼 선택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게 하는 장치다.

다만 낯선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는 이용자 반응이 갈린다. 8일 확인 기준 키노라이츠 작품 페이지에 표시된 별점은 5점 만점에 3.2점이다. 리뷰에는 배우들의 연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서양풍 배경과 한국어 대사의 조합이 어색하거나 초반 전개가 유치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페이지에 표시된 리뷰는 아직 많지 않고 기대평도 섞여 있다. 이를 전체 시청자의 평가나 작품의 최종 성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두 작품의 평점은 모두 참여자가 늘면서 달라질 수 있는 참고 지표다.

‘재혼황후’의 과제는 볼거리를 제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시청자가 처음에는 낯설게 느낀 세계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인물의 선택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배경의 화려함이 감정의 설득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꿀알바’·‘재혼황후’…청년의 생존과 황후의 재혼이 붙잡은 OTT 시청자

[사진설명=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의 보도 스틸. 사진=디즈니+ 제공.]

스타 캐스팅과 이야기의 경쟁력, 함께 살펴야

두 작품은 모두 알려진 배우들이 전면에 선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스타 중심 제작 방식의 대안이나 반증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작품의 차별성을 설명하는 것이 출연진 명단만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꿀알바’는 고액 아르바이트가 생존을 위협하는 현장이 된다는 역전을, ‘재혼황후’는 이혼을 통보받은 황후가 재혼을 요구한다는 선택을 내세운다. 시청자가 어떤 갈등을 보게 될지 짧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설정이다.

제작·투자 판단에서도 함께 검토할 지점이다. 배우의 인지도뿐 아니라 이야기의 차별성, 장르적 매력, 회차를 이어갈 동력을 살펴야 한다. 출연진과 소재가 첫 시청의 계기가 될 수는 있어도, 이후의 만족도는 인물과 사건을 어떻게 쌓고 마무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꿀알바’·‘재혼황후’…청년의 생존과 황후의 재혼이 붙잡은 OTT 시청자

[사진설명=K-드라마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제공=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마켓타임스는 지난 6일 K드라마 업계의 제작 기반 회복 요구를 다루며 특정 배우의 출연이 투자·편성의 우선 조건이 되는 관행과 제작비 부담을 짚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12개 단체는 정부에 5년간 총 1조원 규모의 투자·지원체계 마련을 요청했다. 이는 업계의 요구로, 확정된 정부 지원책은 아니다.

지원 논의에서도 자금의 규모만큼 배분과 활용의 기준이 중요하다. 제작비를 확보하는 것과 확보한 예산을 작품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것은 다른 과제다. 캐스팅뿐 아니라 대본 개발과 제작 완성도에 필요한 자원이 적절히 배분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시청자 관심과 제작사의 수익은 다른 문제

플랫폼에서 주목받거나 온라인 반응이 활발하다고 제작사의 수익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 평점 역시 작품에 대한 만족도를 살펴보는 자료일 뿐, 시청 규모나 투자금 회수 여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이번에 살펴본 이용자 평가만으로도 ‘꿀알바’와 ‘재혼황후’의 제작비나 계약 조건, 제작사에 돌아가는 이익을 판단할 수는 없다. 작품의 인기와 사업의 성과를 구분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K드라마 지원 논의에서도 제작 단계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와 완성된 작품의 성과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지를 함께 다뤄야 한다. 드라마 업계가 지원 확대와 더불어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성과 배분 문제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업계 전반의 문제 제기를 두 작품의 개별 계약이나 수익 배분 실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청년의 생존과 황후의 재혼은 서로 다른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다가간다. 산업이 풀어야 할 다음 질문은 그 관심을 어떻게 다음 제작의 기회로 연결할 것인가다.

필요한 것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성과를 축적할 수 있는 제작 구조다. 흥행을 기대할 작품이 나오는 것과 그 성과로 다음 작품을 만들 여력이 생기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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