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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LNG 투자에 웃는 K철강…한국산 44% 늘자 견제 나선 미국

김정은 기자 |
북미 LNG 투자에 웃는 K철강…한국산 44% 늘자 견제 나선 미국
[출처: 세아제강, 포항공장 강관]

성광벤드·태광·세아제강, 캐나다서 실제 수주…알래스카 추가 발주 기대

美 전체 철강 수입 13.4% 줄 때 한국산 44% 증가…현지 업계 강관까지 겨냥

북미 액화천연가스(LNG) 및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국내 철강업계의 새로운 수주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LNG 프로젝트에서는 강관과 배관 부품 공급계약이 잇따랐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의 가스관 제작용 철강재 일부 공급에 합의했다. 그러나 한국산 철강 수입이 급증하자 미국 철강업계는 강관까지 겨냥해 추가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북미에서 사업 기회가 늘어나는 동시에 미국 시장의 진입 장벽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량은 직전 12개월보다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철강 수입은 13.4% 감소했다.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산 강관 수입 증가를 직접 지목하며 정부에 조사를 촉구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알래스카 LNG 사업의 추가 수주 기대가 강관·배관 부품 관련주에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철강재 공급 합의를 제외하면 국내 강관·피팅업체의 알래스카 직접 공급계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투자 여부도 확정되지 않아 기대와 실제 사업 진행 상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서 수주 확보…알래스카는 추가 발주 기대

북미 LNG 투자는 국내 업체의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LNG 터미널에는 배관을 연결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피팅이, 장거리 가스관에는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강철 파이프인 강관이 사용된다.

국내 배관 연결부품 시장의 대표 기업인 성광벤드와 태광은 캐나다 LNG 프로젝트에서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성광벤드는 지난 8월 캐나다 LNG 프로젝트 2단계에서 약 255억원 규모의 피팅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10.38%에 해당한다.

태광도 같은 프로젝트에서 100억원 미만의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신영증권은 파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태광의 3분기 별도 수주액을 896억원으로 추정했다. 미국발 주문이 중동 지역의 발주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확정 실적은 아니다.

강관 분야에서는 세아제강이 캐나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약 981억원 규모의 용접 탄소강관을 공급하는 계약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체결한 계약으로, 지난 9월 납품 종료일을 올해 11월 말로 연장했다. 넥스틸과 휴스틸도 미국 에너지용 강관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알래스카 LNG의 직접 수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참여가 구체화됐다. 사업 시행사 글렌파른은 지난 1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스관 제작용 철강재 일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업 투자와 LNG 장기 구매도 추진해 왔다.

알래스카 LNG 1단계에 필요한 강관은 약 72만5000t이다. 글렌파른은 이 가운데 약 3분의 2에 대해 그리스 코린트 파이프웍스, 독일 유로파이프 등과 예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의 철강재 공급과 해외 업체의 완제품 강관 제작은 서로 다른 사업이다. 국내 강관업체가 추가 물량을 확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산 수입 44% 증가…美 업계는 추가 규제 압박

북미 에너지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철강업계의 견제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은 철강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한국산 수입량은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증가했다.

AISI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량은 51만9000미국단톤으로 전월보다 21% 늘었다. 미국단톤은 약 907㎏이다. 최근 12개월간 수입량은 395만7000미국단톤에 달했다. 한국은 이 기간 미국의 최대 철강 수입국이었다.

미국 철강업계는 지난 9월 28일 정부에 공식 대응을 요청했다. AISI 등 철강 관련 단체들은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에 한국산 철강 수입 증가의 원인을 조사하고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건설용 철강재뿐 아니라 강관과 튜브 제품의 수입 증가도 문제 삼았다.

미국 업계는 한국산 철강의 유입이 늘면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 조치의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현지 철강업체들은 수입 물량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업체의 향후 수주 경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추가 수입 규제가 도입되거나 현지 조달이 확대되면 국내 강관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강관과 피팅은 제품과 적용 규제가 달라 성광벤드·태광 등 배관 부품업체에 미칠 영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한국산 수입 물량이 늘었다고 국내 업체의 수익성까지 개선됐다고 볼 수도 없다. 고율 관세는 수출가격과 이익률에 부담을 준다. 이번 44% 증가율도 최근 12개월과 직전 12개월을 비교한 수치로, 관세 인상 이후의 수출 증가율과는 다르다.

캐나다에서 확인된 수주가 미국 알래스카로 확대될지는 추가 발주와 미국의 통상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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