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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 털린 바이낸스, 고객 자금까지 대거 이탈…금융위 긴급 소집

김정은 기자 |
8조원 털린 바이낸스, 고객 자금까지 대거 이탈…금융위 긴급 소집

북한 해킹 조직, 20분 만에 63억달러 탈취…피해액 95% 회수·보전

출금 재개 후 36억달러 순유출…국내 거래소 콜드월렛 비중 상향 논의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 사태가 국내 거래소의 보안 점검으로 번지고 있다. 바이낸스가 피해 자산 대부분을 보전했지만 출금 재개 이후 수십억달러가 빠져나가자, 금융위원회는 2일 국내 거래소들을 긴급 소집해 고객 자산 보호 대책을 점검하기로 했다.

20분 만에 63억달러 탈취…출금 재개하자 수십억달러 이탈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의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소 해킹 사고로 추정된다. 외신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직원의 업무용 노트북을 침해해 내부 시스템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분 동안 10개 블록체인에서 대규모 자산이 빠져나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북한 연계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배후로 지목했다. 지난해 약 15억달러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에도 연루된 조직이다. FBI는 탈취 자산이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관련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자금 이동 차단을 요청했다.

바이낸스는 사고 직후 출금을 중단하고 고객 자산 보전에 나섰다. 지난 1일 피해액의 약 95%를 회수하거나 자체 자금과 이용자 보호기금 등으로 충당했다고 발표한 뒤 주요 가상자산의 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인출이 몰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출금 재개 후 약 9시간 30분 동안 46억5000만달러가 인출되고 10억1000만달러가 유입됐다. 순유출액은 36억4000만달러로, 사고 전 거래소 보유 자산의 약 2.1%에 해당한다. 바이낸스는 초기 인출 급증 이후 자금 흐름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둑맞은 자산을 메우는 것과 떠난 고객을 붙잡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일본 바이낸스 법인도 예방 차원에서 가상자산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가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금융위, 국내 거래소 긴급 소집…콜드월렛 비중 높이나

2일 KBS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원화 및 비원화 거래소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보안 점검 회의를 연다. 바이낸스 해킹 경과를 공유하고 국내 거래소의 보안 체계와 고객 자산 보호 대책을 점검하는 자리다.

특히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의 보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콜드월렛은 온라인 공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인터넷에 연결된 핫월렛과 달리 신속한 입출금에는 제약이 따른다.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별 비율은 업비트 99% 초과, 빗썸 94%대, 코인원 85%이며 디지털엑스와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80% 초반이다. 모두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만 온라인 환경에 남겨두는 자산 비중에는 차이가 있다.

바이낸스2.PNG국내에서도 최근 빗썸의 임직원 정보 유출과 프라뱅의 약 1억원 규모 가상자산 탈취 등 보안 사고가 잇따랐다. 금융위는 오는 5일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금융권 협회·5대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하는 보안 점검 회의도 열 예정이다.

이번 바이낸스 사고에서는 직원 단말기 침해가 공격의 출발점으로 지목됐다. 콜드월렛 보관 비율을 높이는 것만으로 모든 해킹을 막을 수는 없다. 국내 거래소 역시 자산 이동 권한과 내부 승인 절차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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