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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신약개발로 AI 사업 넓힌다…항체 최적화부터 임상 지원까지

송정희 기자 |
앤트로픽, 신약개발로 AI 사업 넓힌다…항체 최적화부터 임상 지원까지
[출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2023년 9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imberly White/Getty Images for TechCrunch, ©2023 Getty Images. 원본⁠ · CC BY 2.0⁠]

IPO 신고서에 생명과학 성장 전략 제시…바이오 기업 인수·연구 기반 확충

빅햇과 항체 최적화 성과 공개…치료 효과·상업화 가능성은 추가 검증 필요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생명과학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에 연구용 AI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연구 조직과 실험실을 갖춰 신약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후보물질 설계와 실험 데이터 분석부터 임상시험 계획 수립까지 클로드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에서 생명과학을 새로 진출할 시장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신약 발굴·개발의 각 단계에서 과학자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 신약개발로 AI 사업 넓힌다…항체 최적화부터 임상 지원까지

[사진설명=앤트로픽이 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생명과학 사업 전략 부분. 자료=앤트로픽 S-1, SEC EDGAR.]

제약사 고객 확보…인수·자체 도구로 연구 역량 보강

공시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직전 12개월 동안 앤트로픽에 각각 1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킨 고객에는 포춘500 내 상위 10개 제약사 중 9개, 상위 10개 헬스케어 기업 중 8개가 포함됐다. 이는 앤트로픽 제품·서비스 전체 이용액을 기준으로 한 수치로, 해당 지출이 모두 신약 연구에 쓰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4월 생물학 연구용 AI 기업 코이피션트 바이오(Coefficient Bio)를 인수했다. 분자생물학 실험실 구축과 전문인력 채용, 업계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연구자용 제품도 내놨다. 지난 6월 공개한 ‘클로드 사이언스’는 문헌 검색과 데이터 분석, 연구용 프로그램 실행 등을 하나의 환경에서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앱이다. 분석에 사용한 코드와 작업 이력을 함께 남겨 연구자가 결과를 검증하고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항체 최적화부터 임상 계획까지…실험·문서 작업에 적용

실제 신약 연구에 적용한 사례도 나왔다. 앤트로픽은 10월 27일 빅햇 바이오사이언시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엔베다 등 6개 기관과 진행한 협력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 대상과 개발 단계에 따라 분자 설계와 후보물질 최적화, 임상 계획 수립, 제조·규제 문서 작업 등 서로 다른 업무에 클로드를 활용했다.

앤트로픽 발표에 따르면 빅햇과의 연구에서는 두 종류의 항체 조각을 대상으로 10주가량 약 1010개 변이체를 제작·시험했다. 클로드와 앤트로픽 연구자가 구조 변경안을 제안하면 빅햇 연구진이 자동화 실험실에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음 설계에 반영했다. 빅햇은 실험 장비의 측정값과 시료 정보, 품질관리 기록을 한곳에 연결한 데이터 환경이 이 과정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표적 결합력이 높아진 변이체를 얻었고, 항체별로 안정성과 응집 특성도 개선했다. 앤트로픽은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조각이 기존보다 섭씨 18도 높은 온도에서도 용액 상태를 유지했고, 약물의 체내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른 항체 조각에서는 응집 속도가 100배 이상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AI가 제안한 설계를 실험 데이터로 검증하고 다시 고쳐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AI의 분석 능력만큼이나 실험 결과를 빠르게 되돌려줄 체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클로드의 역할은 후보물질 설계 이후 단계로도 이어진다. BMS는 임상 단계에 있는 초기 약물의 개발 계획을 검토하고 시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클로드를 쓰고 있다. 엔베다는 제조 관련 문서를 검토하고 규제 제출 문서의 초안을 작성하는 업무에 적용했다. 연구뿐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분석·문서 작업까지 지원하겠다는 방향이다.

연구 성과와 치료제 상용화는 구분해야

다만 공개된 성과를 환자 치료 효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앤트로픽은 이번에 소개한 연구가 대부분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하기 전인 전임상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항체의 결합력이나 안정성 개선도 실험실에서 측정한 특성으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결과는 아니다.

회사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생명과학 연구로 도출한 후보물질이 장기간의 개발과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최종적으로 매출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행보는 앤트로픽이 신약개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제품 개선과 고객 확대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사업성을 판단하려면 개별 실험의 성과에 더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얼마나 줄이는지, 후속 임상에서도 유용성이 입증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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