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FP 생산라인 투자 확대…국내 장비업체 962억원 계약
전기차 설비 전환·국산 소재 확보로 북미 ESS 공급능력 확충
삼성SDI(006400)가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 장비업체 두 곳이 총 962억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설비 투자도 가시화되고 있다.
생산 전환은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합작법인의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강화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북미 ESS 시장의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장비업체 962억원 계약…美 LFP 생산라인 전환 확대
배터리 장비업체 엠오티와 필에너지가 지난 21일 각각 101억원, 861억원 규모의 배터리 조립설비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엠오티가 2027년 4월 20일, 필에너지가 같은 해 4월 1일까지다. 두 업체 모두 계약 상대방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삼성SDI의 주요 장비 협력사로, 이번 계약 물량은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조립설비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는 SPE에 구축된 생산라인 일부를 LFP 배터리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와 달리 LFP는 셀 크기와 조립공정에 차이가 있어 별도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신규 공장 건설 대신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서도 제품 특성에 맞춰 생산설비를 재구축하는 방식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어 대규모 전력저장시설에 적합하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했던 삼성SDI는 미국 현지 LFP 생산을 확대해 중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ESS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美 공급망 재편에 수주 확대…양산 이후 수익성 주목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력망의 수급 안정성과 대규모 전력저장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와 공급망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생산설비 전환과 함께 핵심 소재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엘앤에프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6일에는 포스코퓨처엠과 약 6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포스코퓨처엠과의 계약은 LFP 양극재를 중심으로 기존 삼원계 소재와 향후 협력 품목까지 포괄한다.
북미 ESS 시장에서는 대규모 배터리 공급계약도 확보했다.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과 2조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과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맺었다. 3월 계약 물량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전력용 ESS와 데이터센터용 고출력 배터리 판매 증가에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077억원과 관세 환급 효과 등이 반영됐다.
미국 현지 LFP 배터리 양산이 확대되면 기존 수주 물량의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생산시설 가동률과 매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설비 전환 비용과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SDI가 확보한 대규모 수주를 안정적인 생산과 영업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향후 미국 공장의 가동 실적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