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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美 AI 전력난에 해외 수주 9300억…생산 확대 본격화

김정은 기자 |
두산퓨얼셀, 美 AI 전력난에 해외 수주 9300억…생산 확대 본격화
[출처: 두산퓨얼셀, 인산형 연료전지(PAFC) 발전설비 'PureCell']

국내 시장 부진 속 미국 8236억·유럽 1087억원 수주

4000억원 자금 조달로 생산 대응…2027년 흑자전환 전망

국내 연료전지 시장 침체로 적자를 이어온 두산퓨얼셀(336260)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계기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에서 약 9300억원의 공급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결정하면서 대규모 수주를 생산과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높은 발전비용과 수소발전 입찰제도 변화로 신규 사업 여건이 악화된 반면,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망 연결 지연이 새로운 발전설비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 발전사업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해외 민간 전력시장으로 넓힐 기회가 열린 것이다.

美 데이터센터 전력망 병목…연료전지 수요 확대

두산퓨얼셀은 지난 9월 ㈜두산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과 두 차례에 걸쳐 총 8236억원 규모의 인산형 연료전지(PAF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일 5014억원 규모의 첫 계약에 이어 15일 3222억원을 추가 수주했다.

첫 계약 물량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 납품되며, 추가 계약 물량은 2028년부터 북미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하이엑시엄은 미국 현지 영업과 엔지니어링, 시운전, 장기 유지보수 등을 담당한다.

앞서 8월에는 독일 리베리온과 1087억원 규모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스택 공급계약을 맺었다. 미국과 유럽 수주액은 총 9323억원이며 국내 계약을 포함한 올해 누적 수주 규모는 약 1조1100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 속도가 발전소와 송배전망 건설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더라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기까지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사례가 늘면서 발전설비를 현장에 직접 설치하는 온사이트(On-Site) 방식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의 주력 제품인 PAFC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활용할 수 있으며, 모듈형 설비를 통해 전력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증설할 수 있다. 소음과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데이터센터 인근 발전설비로서 장점이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수소발전 입찰시장(CHPS) 도입 이후 경쟁입찰 중심으로 재편됐다. 높은 발전비용과 정책 변화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으로 신규 발주가 위축되면서 두산퓨얼셀도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데이터센터용 분산형 전원 시장은 이러한 국내 사업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지난달 추가 수주 발표 당시 미국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과 공급 대응력을 인정받았다며 안정적인 납기 대응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제시됐다. 22일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엑시엄이 미국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수주 후보 규모는 기존 계약 물량의 4배 이상이다. 유럽 SOFC 사업에서도 복수 업체와 후속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4000억원 조달로 생산 대응…내년 매출 두 배 전망

두산퓨얼셀은 지난 13일 영구 전환사채(CB) 3000억원과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수주한 연료전지 제작에 필요한 기자재 구매와 PAFC 생산라인 확장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대규모 수주가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 생산에는 원재료 구매와 기자재 확보에 상당한 자금이 먼저 투입되는 만큼 수주 물량 확대와 함께 운전자금 확보가 중요해졌다.

국내 사업 부진과 지속적인 적자로 올해 2분기 약 350%까지 상승했던 부채비율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한다. 두산퓨얼셀의 PAFC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말 약 350메가와트(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투자를 통해 400MW까지 확대할 수 있다.

해외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2027년에는 매출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두산퓨얼셀의 연결 매출액이 올해 4841억원에서 2027년 9640억원으로 99.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022억원 적자에서 180억원 흑자로 전환하고, 2028년에는 영업이익이 599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 실적에는 여전히 비용 부담이 남아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4% 증가한 142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손실도 16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연료전지 스택 교체 비용과 SOFC 공장 고정비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향 연료전지 물량이 내년 1분기 말부터 인도되기 시작해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 분기 영업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산퓨얼셀을 블룸에너지와 비교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2027년 예상 매출액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두산퓨얼셀이 2.3배로 블룸에너지의 6.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자금 조달에 따른 약 14%의 잠재적 지분 희석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낮췄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의 부진을 해외 수주로 돌파하는 전환기에 들어섰다. 미국향 공급 확대와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내년부터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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