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코센틱스(Cosentyx·성분명 세쿠키누맙)는 지난해 66억6800만달러(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다. 미국에서는 2029년 주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고 셀트리온은 이미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연매출 10조원에 가까운 시장을 둘러싼 특허 만료 이후 경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런 코센틱스가 알테오젠(196170)과 노바티스가 맺은 4조4000억원 규모 계약의 또 다른 후보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허 만료를 앞둔 노바티스가 새로운 제형을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설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장의 계산은 달랐다. 알테오젠과 노바티스가 지난 2일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관심은 노바티스가 확보한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파이프라인에 집중됐다. 하지만 양사가 공개한 계약 범위는 특정 AOC가 아닌 ‘복수의 노바티스 바이오의약품’이다.
10조 코센틱스, 특허 만료가 다가온다
코센틱스는 인터루킨-17A(IL-17A)를 억제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 늘며 노바티스 제품 가운데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Entresto)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문제는 특허다. 노바티스는 코센틱스의 미국 독점권 상실 시점을 202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2030년을 전후해 주요 특허 보호기간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주자들은 이미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판상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 주요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다. 같은 달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바이오테라 솔루션스(Bio-Thera Solutions)의 BAT2306도 코센틱스와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쳤다. 특허 만료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후발주자들의 준비는 이미 허가와 상업화를 바라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코센틱스의 경쟁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해졌다. 특허 만료 이후 매출을 방어하기 위한 제형 변경 등 제품 수명주기 관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ALT-B4가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이미 피하주사인데…왜 ALT-B4가 필요할까
코센틱스와 ALT-B4를 연결하면 의문이 하나 생긴다. 코센틱스는 이미 피하주사(SC)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150mg/1mL 제품뿐 아니라 300mg을 2mL에 담아 한 번에 투여하는 우노레디(UnoReady) 펜도 판매되고 있다. 성인 판상건선 환자는 초기 투여 이후 통상 300mg을 4주마다 맞는다. 정맥주사(IV) 제품을 SC로 바꾸는 일반적인 히알루로니다제 적용 사례와는 다르다.
코센틱스에 ALT-B4가 적용된다면 단순한 ‘IV→SC 전환’보다 대용량 SC 제형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인 SC 주사는 한 번에 빠르게 넣을 수 있는 약물의 양에 한계가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아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이 퍼질 공간을 넓힌다. 기존 SC보다 많은 양의 바이오의약품을 한 번에 투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상용화 사례도 있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페스고(Phesgo)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해 10~15mL의 약물을 피하로 투여한다. 티쎈트릭 하이브레자(Tecentriq Hybreza) 역시 15mL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적용 영역도 항암제에 머물지 않는다. 아르젠엑스의 비브가르트 하이트룰로(Vyvgart Hytrulo), 로슈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주노보(Ocrevus Zunovo) 등 면역·신경면역질환 치료제에도 히알루로니다제가 활용되고 있다.
다만 ‘많이 넣는다’와 ‘오래 간다’는 다른 얘기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약물 자체의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이 아니다. 더 많은 용량을 한 번에 투여할 수 있더라도 투여 간격을 늘리려면 세쿠키누맙의 약동학과 유효농도가 유지되는지를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현재 기술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것은 기존 코센틱스 SC보다 많은 용량을 한 번에 투여하는 새로운 제형이다. 투여주기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는 별도의 개발과 임상으로 확인해야 한다.
코센틱스가 이미 300mg을 4주마다 한 번 맞는 SC 제품이라는 점은 변수다. ALT-B4를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의성 개선 폭이 IV 제품을 SC로 바꾸는 경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AOC에 쏠린 시선…계약은 ‘복수 제품’
코센틱스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번 계약의 구조다.
알테오젠은 지난 2일 노바티스와 ALT-B4를 이용한 SC 제형 개발·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티스가 옵션을 모두 행사하고 개발·상업화 마일스톤을 달성할 경우 계약 규모는 최대 32억2300만달러, 약 4조4000억원이다.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계약 직후 시장은 노바티스가 확보한 AOC 파이프라인을 유력한 적용 대상으로 봤다. 신한투자증권도 AOC 후보 3종을 ALT-B4 적용 대상으로 추정해 알테오젠 기업가치에 반영했다.
최근 이 가운데 델-데시란이 임상 3상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이 추정은 곧바로 알테오젠 목표주가에도 반영됐다. 신한투자증권은 SC 전환 예상 품목을 3개에서 2개로 줄이고 목표주가를 54만원에서 52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이번 임상 결과에 따른 기존 노바티스 계약의 축소나 변경은 없을 것으로 봤다.
알테오젠이 공개한 계약 범위는 AOC에 한정되지 않는다. 노바티스는 계약 체결에 앞서 다양한 모달리티에 ALT-B4를 적용한 SC 제형 전환 가능성을 직접 평가했다. 이후 ALT-B4를 활용해 복수 제품의 SC 제형을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복수의 옵션을 통해 확보했다.
AOC는 시장이 가장 먼저 계산에 넣은 후보일 뿐이다. 코센틱스 역시 특허 만료와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앞두고 제형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ALT-B4와의 접점을 들여다볼 만하다.
노바티스와 알테오젠은 구체적인 적용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코센틱스가 실제 대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계약이 특정 AOC가 아닌 복수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4조4000억원 계약의 가치를 AOC 파이프라인만으로 계산할 필요도 없다.
코센틱스가 그 안에 들어갈지는 노바티스의 선택에 달렸다. 연매출 10조원에 육박하는 블록버스터의 특허 만료와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다가오는 가운데 노바티스가 어떤 제품에 ALT-B4 옵션을 행사할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