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회복 흐름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경제 진단을 내놨지만, 장바구니 물가와 치솟는 주거비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컴퓨터, 선박 등의 호조로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0.9%나 급증하며 수출 주도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1% 증가하고,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상승하는 등 내수 지표도 완만한 개선 조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 지표의 호조가 민생 경제의 안정으로 직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꺾이지 않는 고물가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전월(3.1%)보다 오히려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로 석유류 가격이 24.7%나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가계부를 짓누르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3% 안팎의 고물가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물가 상승과 함께 주거비 부담도 서민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기준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동반 상승 흐름을 보였으며, 특히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국회에서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가 실거래가보다 호가를 과도하게 반영하여 오히려 시장 불안을 자극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통계 개편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세제 개편안 논의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관망세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2.50% → 2.75%)은 가계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 시장 역시 6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3만 명 증가하며 겉보기에는 양호한 성적을 냈으나, 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출 호조라는 '착시 효과' 이면에 가려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은 하반기 내내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시 경제의 온기가 서민 경제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취약 계층을 위한 보다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핀셋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